변관식 <농가만추農家晩秋> 1940년대, 지본담채, 120.5x157.5cm, 호암미술관
근대기 전통회화를 이어나갔던 4대가 중 한 사람인 소정 변관식(小亭 卞寬植1899-1976)의 가을풍경 그림입니다. 변관식은 18세에 그의 외할아버지인 조석진이 교수로 있던 서화미술원에 입학하여 그림 수업을 쌓았습니다. 78세로 타계하기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화풍의 변천을 보여주었는데, 이 그림의 경우 1930년대로 추정된 적도 있고, 화풍으로 보아 1940년대 이후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농가의 밤. 보름달이 벌써 높게 떠 있는데 소를 끌고 늦은 밤 일을 마친 농부가 귀가를 하는데, 드문드문한 나무 숲과 초가, 인물 배치의 구도나 수피나 구릉을 표현하는 데 있어 진하고 짧은 갈필을 사용한 점이 독특합니다.
가장 특별한 점은 나무 위엔 달과 함께 보이는 부엉이가 아닐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