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업 <노안도蘆雁圖> 지본담채 111x34cm 개인(공화랑)
노안도는 갈대(蘆)와 기러기(雁)를 그린 그림입니다. 늙어서 편안하게 지내기(老安)를 바라는 의미로 19세기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장승업 또한 노안도를 많이 그렸는데, 그중 이 그림은 그가 그린 기러기 중에 필치가 단순화되어 현대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갈대도 몇 줄기로 간단히 표현하여 무슨 식물인지 잘 알아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관서에는 오원이 취해서 문질렀다고 되어 있을 뿐으로, 중심 제재의 기러기는 불안정한 자세로 물에 고개를 박는 듯이 표현되었습니다.
강하고 빠른 필치와 불안정한 구성이 오히려 화면에 운동감, 생동감을 불어넣는 느낌입니다.
잘 구성되고 반듯한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을 종종 발견할 때, 오원 그림의 참맛이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