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호관 이인상 <와운渦雲> 18세기, 종이에 수묵, 26.0x50.0cm, 개인
파도 같기도 하고 연기 같기도 한 소용돌이가 한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영조시대 대표적인 문인화가인 능호관 이인상(凌壺觀 李麟祥 1710~1760)의 <와운渦雲>으로, 소용돌이치는 것은 구름입니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구도와 붓질에 그 안에서 금방이라도 폭풍우가 생겨날 듯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그림의 화제에는 술에 취한 뒤 그 흥에 겨워 그린 그림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깊은 산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처음 그대에게 갈 때,
종이와 먹물이 다 못쓰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취헌시(翠軒詩)를 쓰고 싶었으나
취한 뒤에 글씨를 쓰니 마치 뭉게뭉게 진을 친 구름과도 같았으니,
바로 이 화폭과 같습니다.
한번 웃어주십시오.
(유홍준 譯)
구름 그림과 같은 크기의 대나무 그림이 있는데 그 화제에는 다음처럼 써 있어, 술에 취해 인물, 산수, 대나무 또한 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름 그림과 대나무 그림 외에 산수와 인물 그림은 전해지고 있지 않습니다.
동파는 죽석을 그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적이 없다 합니다.
문동에게서 한두번 배웠을 뿐인데, 필법의 묘함이 그러합니다.
내가 술 취한 뒤에 필방에서 여가를 얻어 인물과 산수를 그리니, 굽히고 펴는 것이 오묘한 경지에 도달하였습니다.
대나무 몇 그루를 그려 쌓인 마음을 풀고 신선의 필법을 이루고자 하였으나, 곧 고인에게 미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문동에게서 한두번 배웠을 뿐인데, 필법의 묘함이 그러합니다.
내가 술 취한 뒤에 필방에서 여가를 얻어 인물과 산수를 그리니, 굽히고 펴는 것이 오묘한 경지에 도달하였습니다.
대나무 몇 그루를 그려 쌓인 마음을 풀고 신선의 필법을 이루고자 하였으나, 곧 고인에게 미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능호관 이인상 <묵죽도墨竹圖> 18세기, 종이에 수묵, 26.0x50.0cm, 개인
물기를 가득 머금은 초여름 장마의 그림, 이 시기가 지나 쨍한 여름이 오면 시원한 빗줄기가 그리워져 다시 꺼내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