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유숙(蕙山 劉淑, 1827-1873) 오수삼매 午睡三昧 지본담채 28.0x40.3cm 간송미술관
아침 일찍 절에 가 보면 이미 스님들이 절집 마당에 빗자루질 자국을 남겨 놓으신 걸 보게 됩니다. 조계종 종정이셨던 성철 스님이 강조한 수좌 규칙에는 간식을 탐하지 않는다(!)와 잠을 적게 잔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좌 스님들은 새벽2시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고 하니 명정한 정신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스님들이 졸고 계신 그림을 종종 보게 되는데, 새벽같이 일정을 시작하다 보면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비져나옵니다.
하지만 이 그림처럼 오후에 햇볕이 나른한 가운데 고요한 산사에서 졸음을 허하는 스님의 모습은 왠지 평안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고 이유없이 뿌듯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처럼 오후에 햇볕이 나른한 가운데 고요한 산사에서 졸음을 허하는 스님의 모습은 왠지 평안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고 이유없이 뿌듯합니다.
화원가문 출신인 혜산 유숙의 <오수삼매> 속 스님은 본격적으로 잠에 빠지신 모습입니다.
다소 거칠고 대담하게 표현한 승복과 달리, 무릎에 얹은 손과 그 위에 이마를 댄 얼굴은 세밀하고도 단정합니다. 정중동? 아니 동중정 같습니다.
다소 거칠고 대담하게 표현한 승복과 달리, 무릎에 얹은 손과 그 위에 이마를 댄 얼굴은 세밀하고도 단정합니다. 정중동? 아니 동중정 같습니다.
춘곤증에 시달려 봄이 왔나 싶더니 벌써 여름 같은 날씨입니다. 잠과 식탐은 줄이고, 인생을 알차게 보낼 방법을 궁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