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서(1668-1715) <수탐포어도> 비단에 담채 27.0x25.5cm 간송미술관
수탐포어手探捕魚. 손으로 더듬어 물고기를 잡다.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사람이 웃옷을 벗고 냇물에 들어앉아 있습니다. 손을 물 아래로 넣고 이리저리 휘젓는 모습인데, 아버지는 한 마리의 물고기를 갈대에 꿰어 입에 물고 있습니다.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생활의 달인” 신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뭐 그냥 그렇게들 물고기를 잡았었나봅니다.
윤두서의 인물화는 조선후기 풍속화의 전조를 보여주는데, 이 작품 역시 그렇습니다.
그림 안에서 나무와 물은 중국풍의 산수화인데, 고사를 다루거나 점잖은 선비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림 안에서 나무와 물은 중국풍의 산수화인데, 고사를 다루거나 점잖은 선비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풍속화다운 생동감과 자유로움이 아직 화면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이 나름대로 독특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물고기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은 사뭇 진지한 무표정이라 오히려 웃음이 나옵니다. 아직 물고기를 찾지 못한 아이는 열심히 바위 밑 수초 아래를 뒤지느라 집중한 얼굴이구요.
남자 어른의 옷과 탕건은 나무 아래 펼쳐져 있는데 아이의 옷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아이 혼자 물고기를 잡느라 애쓰는 것을 보다 지나가던 동네 어른이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동네 아재들은 언제나 아이들 앞에서는 허세를 부리기 마련이니까요.
날씨가 더우니 때이른 물놀이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오후가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