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의 양궁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올림픽 금메달을 쓸어버린 날, 국궁이라도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한국 사람들은 활을 그리 잘 쏘는 걸까요? 유전자 안에 뭔가 그 답이 있는 것일까요?
약 백십오년 전쯤 독일의 한 식품회사가 세계 각국 문화를 담은 시리즈 카드를 만들었을 때,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부산포구를 배경으로 활을 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대표 이미지가 활쏘기였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찾은 서양인의 눈에 활쏘기가 그만큼 강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약 백십오년 전쯤 독일의 한 식품회사가 세계 각국 문화를 담은 시리즈 카드를 만들었을 때,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부산포구를 배경으로 활을 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대표 이미지가 활쏘기였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찾은 서양인의 눈에 활쏘기가 그만큼 강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활쏘기는 과거 지금의 골프만큼 인기있던 여가 종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은 얼마나 활쏘기 모임을 즐겼는지 잠자리에서 활 꿈을 자주 꿀 정도로 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난중일기'에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활을 쏘고 술과 음식을 먹였다. 또다시 활을 쏘아 승부를 겨루고 헤어졌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체코인 엔리케 스탄코 브라즈가 찍은 서울 양반들 사진. 1901 @서울역사박물관 2011
김홍도의 그림 속 청년들도 열심히 활과 화살을 정비하고, 자세를 익히고 있습니다. 줌손에 낀 장갑까지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만 오른손으로 활을 쥐고 서서 왼손으로 쏘자면 당연히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야 할 거 같은데, 그림에서는 명백히 왼발이 앞으로 나가 있어 자세가 영 어색해 보입니다. 앞으로 달려나가며 그 반동으로 활을 쏘는 방식인 정량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교관이 어깨를 잡아 자세를 교정해주는 것으로 봐서는 조금 무리인 듯도 합니다. 풍속화에 손 모양 등이 해부학적으로 잘못되어 있는 곳이 눈에 띄기도 하는 것처럼, 그리는 사람이 합당한 자세에 대한 표현의 중요도를 낮게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김홍도 <활쏘기> 27x22.7cm 국립중앙박물관
김준근 <흥문쏘는 모양> 19세기
메달을 땄건 못 땄건 4년간 상상도 못할 노력으로 실력을 키워 출전한 모든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스포츠가 가진 미덕은 그런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