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쌍작보희(雙鵲報喜)
작자/ 김홍도(호 단원, 1745-1806)
제작연도/ 미상
크기/ 23.1x27.6cm
소재/ 종이에 담채
소장/ 간송미술관
김홍도는 풍속화로도 유명하지만 본래 면목은 화조화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홍도 생존 무렵에는 먹이 아닌 채색으로 곱게 그린 화조화가 크게 유행을 했고 이때 크게 이름을 날렸습니다.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면 저절로 화사하고 고운 것들을 선호하게 마련입니다.
버드나무 가지에 까치 두 마리가 다정히 앉아 있습니다. 먹물로 쓱쓱 그려나간 가지 묘사 가 보통 솜씨가 아님을 한 눈에 말해줍니다. 붓의 머뭇거리거나 망설인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가운데 들어앉은 까치의 포즈는 대조적입니다. 한 마리는 다소 동적(動的)입니다. 꽁지를 쳐든 채 고개를 돌리고 있는 폼이 무언가 말을 거는 듯합니다. 반면 다른 한 쪽은 다소곳해 보입니다.
두 마리 까치는 암수가 분명해 보이지만 까치의 암수는 구별이 힘들다고 합니다. 힌트는 있습니다. 활달한 필치로 적은 화제(畵題) ‘기도능심직녀교(幾度能尋織女橋)’입니다.
‘몇 번이나 직녀교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의미로 금방 견우직녀의 설화가 떠오릅니다. 견우와 직녀는 칠월칠석날 오작교를 건너 서로 만나 못 잊은 그리움을 나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김홍도는 오작교라고 하지 않고 직녀교라고 했을까요.
김홍도의 글은 시구처럼 보이지만 어디에도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어느 해 칠석 무렵 연애편지 대필처럼 한 로맨틱한 의뢰인으로부터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그림 하나를 부탁받은 것은 아닐까 하는 정도로 추측해볼 뿐입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