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이력
이름 설죽도(雪竹圖)
크기 130x374cm
소재 천에 수묵
제작 미상
작자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
소장 인주문화재단
소개 2016년4월 포스코미술관『四君子 다시 피우다』
특이한 대나무 그림입니다. 조선의 대나무는 전기와 후기의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한두 그루가 삐죽하고 치올라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굵게 그린 통죽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도는 아닙니다. 대나무가 무성한 대밭을 통째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운치 있게 눈 오는 달밤입니다.
조선시대 문인화가들 나아가 직업 화가도 대나무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속이 비어 욕심이 없고, 또 쭉 뻗어 올라가 세속에 함부로 굴하지 않는 기개를 상징한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때 화가 중에 이렇게 설명적이고 회화적인 것을 그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유래가 궁금해지는데 화가 김규진은 일찍부터 중국과 일본을 견문했습니다. 20세 전후에 8년 가까이 북경, 상해, 양주 등지를 돌아다녔습니다. 귀국해 정착한 뒤에도 그냥 있지 않았습니다. 40살 나이에 일본에 건너가 사진술을 배웠습니다.
천성으로 새로운 것의 호기심이 왕성했던 듯합니다. 그림 속에 일본 장지화적 스케일과 묘사법이 엿보이는 것은 이런 배경처럼 여겨집니다. 왜풍(倭風)이라 할지 신법(新法)이라 할지는 보는 사람의 해석에 달렸을 것입니다. 그림에 쓴 글은 ‘책 읽다 무심히 창문을 여니 대나무에 눈과 달이 정원에 가득한 때였다(讀書偶然開窓 竹雪月滿庭時)’입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