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력
이름/ 군원유희(群猿遊戱)
크기/ 29.5x47.3cm
소재/ 종이에 수묵담채
작자/ 정유승(鄭維升 1660-1738)
소장/ 간송미술관
원숭이해를 맞아 오늘은 원숭이 그림을 감상할까 합니다.
‘군원’ 즉, 원숭이가 떼로 모여 ‘유희’, 놀고 있는 그림입니다.
흔히 보는 원숭이의 모습인 이잡아주기, 춤을 추는 듯한 동작, 곤충을 잡아 줄에 매려고 하는 원숭이도 있어 놀랍습니다.
원숭이 그림은 조선에는 흔치는 않습니다. 그런데다가 이 그림에는 이렇게 활발히 놀고 있는 원숭이의 신나는 모습 위에 슬픈 내용의 글이 잔뜩 적혀 있습니다.
제발에는 ‘척재가 자리를 잡은 지 몇 달이 지났다. 헤어진 이후 옛 친구가 생각나 시 한 수를 적어 보낸다(惕齋定居數月, 別後思故人, 詩一首因便進呈)’라고 되어 있습니다. 뒤에 이어지는 시는 당나라 때의 것으로, 유배가는 친구를 배웅하는 마음을 읊은 시입니다.
정유승(鄭維升 1660-1738)은 조선후기 화단의 대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심사정의 외조부인 정유점(鄭維漸 1655-1703)의 동생입니다. (정유승의 형의 외손주가 심사정) 정유점, 정유승 형제는 모두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합니다.
제발에 등장하는 척재는 김보택(金普澤 1672-1717)을 가리키는데 그가 정유승과 어떤 사이이며 또 그가 어디로 옮겨가 이 그림을 보내게 됐는지에 대한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친구에게 즐거운 한 때와 그리워하는 마음을 선물하기에 좋은 그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