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전반 교토 화단을 대표한 일본화가. 본명은 쓰네요시(恒吉), 처음 화호는 세이호(棲鳳).교토 출신.
근대 일본화의 선구자로 요코야마 다이칸(橫山大觀)과 나란히 동서의 쌍벽을 이뤘다. 요정 경영의 가업을 이으라는 부친의 반대를 뿌리치고 10대 후반에 시조파(四條派) 화가에 입문했다. 교토에 온 페놀로사의 미술 강연에 큰 감명을 받고 이후 일본화의 근대화를 자신의 화업 목표로 삼았다. 여러 화파의 장점과 고화(古畵)를 연구하는 한편 러스킨의 『근대미술』도 번역해읽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23살 때 교토부 화학교를 졸업하고 강사로 활동하며 신고(新古)미술회, 일본회화협회 등을 통해 작품을 출품하며 이름을 알렸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은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7개월간 유럽을 여행했으며 이때 프랑스, 영국,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며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는 물론, 터너, 코로, 밀레 등의 작품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귀국 후 제7회 신고미술회에 출품해 금상을 받은 <라이온>은 런던 동물원을 다니면서 사생한 결과로 금니에 수채화 물감 등을 혼합해 사용한 작품이다. 1910년 창립된 문전(文展)은 제1회부터 심사위원을 맡았으나 이후 제자들이 문전을 보이코트하며 떠날 때 함께 나와 국화창작협회의 고문이 됐다. 1920년과 1921년에는 동양화의 원류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을 여행하기도 했다. 대표작 <얼룩고양이(斑猫)>는 원체화 화풍을 의식하고 그린 것으로 실제 고양이를 기르면서 철저하게 사생한 작품이다. 1937년 문화훈장 제도가 새로 생기면서 요코야마 다이칸과 함께 나란히 제1회 수상자가 됐다. 화실인 죽장회(竹杖會)와 교토회화전문학교에서 길러낸 제자에 우에무라 쇼엔(上村松園), 쓰치다 바쿠센(土田麥僊), 오노 짓쿄(小野竹喬), 하시모토 간세쓰(橋本關雪) 등의 쟁쟁한 화가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