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가. 17세기 유럽 동판화기법의 하나인 마니에르 누아르(흑색 기법)를 재발견. 정교한 판화 작업으로 유명하다. 와카야마현 아리다(有田) 출신.
하마구치 가는 야마사 장류(ヤマサ醤油)의 창업가 집안. 어려서 공장이 있는 치바로 옮겼고 1927년 도쿄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했다. 2년 뒤 중퇴하고 파리에 유학, 유화를 배워 여러 전시회에 출품했다. 파리에 온 하세가와 사부로(長谷川三郞), 무라이 마사나리(村井正誠) 등과 사귀며 자유미술협회 결성 등에 참가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귀국했다. 전쟁 중에는 불어 통역으로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가했다. 1951년, 17세기의 유럽 동판기법 중 하나인 마니에르 누아르 기법을 독자적으로 익히며 흑색을 기조로 한 정밀한 판화 작업을 선보였다. 1953년 재차 프랑스로 건너가 마니에르 누아르에 채색을 더한 기법(일종의 컬러 메조틴트)을 개발했다. 프랑스에서 작업하며 1955년 상파울루 국제판화비엔날레에서 판화 대상을 받고 같은 해 도쿄국제판화 비엔날레의 국립근대미술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 평가를 받았다. 몇몇 정물과 곤충 만을 대상으로 작업한 것이 특징이다. 1971년부터 1년 간 브라질에 체류하고 프랑스로 돌아간 뒤 1981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작업했다. 1996년 귀국해 야마사 컬렉션(미술관)을 설립했으며 다수의 작품을 무사시노(武藏野)시립 기치조지(吉祥寺)미술관에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