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거처 없이 표박(漂泊)의 화가처럼 살았던 20세기 전반의 서양화가. 시인이자 전통 시가작가이기도 하다. 교토 야마시나(山科) 출신.
부친은 경찰관. 중학 시절부터 시와 와카에 매료돼 동인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1921년 상경해 대중소설 작가로 글을 쓰면서 미술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제전(帝展)과 이과전(二科展)에 출품해 추선에 거듭하다 1923년 제1회 신광(新光) 양화전에 <다바타(田端) 변전소>가 처음 입선했다. 관동대지진 이후 잠시 낙향한 뒤 다시 상경해 그림에 몰두하면서 1927년 이과전에 <비어홀> 등 두 점이 저우상(樗牛賞)을 수상했고 1930년 협회전 출품작도 장려상을 수상해 화가로 정식 데뷔했다. 그 사이 와카집 『화안(火岸)』을 발행하기도 했으나 40세 넘어서는 일정한 거처없이 빈민가 여인숙, 노동자 합숙소 등을 전전하면서 생활했다. 생계의 방편으로 그림을 마구잡이 팔아 공모전 협회로부터 배척당했다. 이로 인해 공모전 출품을 그만두고 자신을 이해해준 신주쿠 아마기(天城) 화랑을 통해서만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어 작품을 발표, 판매했다. 값싼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시고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반복하는 가운데 건강을 크게 해쳤다. 1940년 길에서 쓰러진 뒤 행려 병자로 이타바시 양호원에 수용된 뒤 암이 악화돼 삶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