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성 김종영은 사실 전통 서예와 서화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여기서 우리는 김종영의 조각언어를 ‘전통과 현대의 일치’ 또는 ‘내재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의 하나 됨’이라는 결정적인 해독의 키워드로 온전하게 읽어낼 필요가 있다. 김종영 예술 위업의 진정한 가치는 20세기 서화(書畵)에서 미술로의 대전환기에 ‘사의(寫意)’라는 동양전통으로 ‘추상(抽象)’이라는 서구현대를 녹여냄으로써 동서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실천적으로 제시한 데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김종영 예술의 한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김종영의 조각이 서예나 문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더 나아가서는 그의 ‘불각(不刻)’이라는 조각언어가 철저히 일상생활 속 통찰과 비판적 해석에서 탄생된 것임에 주안점을 두고 총 6개의 테마로 전시를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