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획과 구조를 문제 삼는
실험과 전통 대표작 70여점 공개
예술의전당 <정도준 전>은 추상미술과 전통서예를 일맥(一脈)으로 관통하는 정도준 작품의 필획Stroke과 구조Structure의 근원적인 천착을 통해, 우리 시대 서예의 새로운 진로를 함께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전시는 최근의 <태초(太初)로부터>, <천지인(天地人)> 시리즈에서부터 기존의 한글 · 한자 각체혼융과 병존, 전각에 이르기까지 실험과 전통 대표작 70여점이 공개된다.
‘동굴’ ‘집’ ‘붓 길’ 등의 키워드로
4개 색션 전시구성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되었으며, 전적으로 이미지에 호소하는 ‘동굴 - 태초로부터’ 섹션과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노래하는 ‘집Ⅰ - 문자의 우주宇宙’와 ‘집Ⅱ - 따로 또 같이 살기’ 그리고 글자의 정신성을 문제 삼는 ‘붓길, 역사의 길’로 나뉜다.
인공지능[AI]시대,
몸으로 글씨쓰기 - 서(書)의 미래제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태초로부터> 시리즈는 문자문명(文字文明)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 현 시대 사회 환경에서, ‘몸’으로 쓰는 서예가 어떻게 기계 문자와 공존할 수 있는가를 근원적으로 묻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人間)에 의한 21세기형 새로운 서(書)를 문제 삼고 있으며, 서(書)는 어떤 고정된 실체가 아님을 정도준은 필획으로 증거하고 있다. <태초로부터>는 특히 정도준이 기계언어가 아니라 `몸`이라는 언어로, 그것도 문자근원으로 돌아가 주유하면서 문자영상시대 신화(神話)를 새롭게 필획(筆劃)하고 재구축(再構築) 해낸 것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