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유臥遊’는 누워서 즐긴다는 의미로 동아시아의 문인들이 세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회화예술과 만나며 생긴 이상理想이다. 와유정신을 담아 그린 산수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상향이 되었으며, 탈속脫俗 ․ 은일隱逸을 꿈꾸었던 문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조선시대의 회화는 이러한 이상가치를 담아 사대부 출신 화가들과 화원화가들에 의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9세기에 이르면 조선의 산수화는 김정희의 제자인 허련을 중심으로 남종화풍이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장승업을 중심으로 기교넘치는 북종화풍 산수화가 화단을 장식하였다. 특히 조선의 마지막 화원으로 불리는 안중식과 조석진은 장승업의 제자로서 조선의 마지막 회화를 근대화단으로 전수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들의 제자이자 근대화단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상범, 노수현, 박승무, 변관식 등은 1920년대를 기점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창조해나가며 ‘한국적인 풍경風景’을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산수_와유臥遊에서 풍경風景으로>에서는 조선시대 산수화의 마지막 모습과 이를 계승하여 한국의 서정적인 자연을 화폭에 담은 근대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서울을 비롯하여 각 지방에서 유행한 화풍도 함께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