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립미술관은 2013년 봄 기획전시 소전 손재형展을 4월 18일(목)부터 6월 16일(일)까지 개최한다.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정체성 확립과 성북지역의 문화예술 보존 및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작지만 단단한 행보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2013 봄 기획전시 손재형전은 20세기 서예의 거장이자 추사 김정희의 뒤를 있는 서예가로 높이 평가 받는 소전 손재형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일천년 서예의 역사 속에서 전통적으로 문(文),사(史),철(哲)의 소양과 필선이 지니는 미적인 감각은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정신성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소전 선생은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서도(書道)라는 명칭을 서예(書藝)로 바꾸는데 앞장섬으로써 이러한 정신성과 예술적인 면모를 강조하였던 분으로 추사체 이후 처음으로 자신만의 서체인 소전체를 창안하여 인정받았을 정도로 한국 서예가를 대표하는 주요한 인물이다.
소전선생이 1944년 추사의 세한도를 일본인 동양철학자 후지스카로부터 삼고초려 끝에 가져와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구해낸 일은 이미 유명한 일화이다. 또한 대원군의 석파정을 비롯하여 조선후기의 여러 흩어진 건축물들을 옮겨와 수려한 인왕산의 한 자락에 그림같이 세운 석파랑의 건립은 소전의 높은 감식안과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려준다.
서예계의 거목으로 추앙 받아온 소전 선생의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글씨와 풍취(風趣)가 감도는 문인화, 제자(題字) 자료들을 선보이는 본 전시는 그가 한국 근현대 미술문화에 남긴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