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보화는 귀금속류를 대표할 수 있는 금과 은 외에 옥, 수정, 유리, 호박 등과 같이 특유의 아름다음과 희귀함을 인정받아 널리 사랑받아온 재료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와 같은 고급 재료가 사용되었는데 통일신라대에 이르면 더욱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었다. 고려시대의 주요 문화 소비층이었던 왕과 귀족은 공예품에 있어서도 귀금속과 보석으로 장식된 고급 공예품을 선호하였으며, 불교의 의식과 신앙에 관련된 다양한 공예품들도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는 청빈한 삶을 숭상하고 검약을 중시하는 정신이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었으나 왕실의 권위를 나타내는 물품에서 조선 특유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다.
<금은보화 - 한국 전통공예의 미>展은 금과 은을 활용한 공예품에 보석으로 만든 각종 장신구들을 더해 한국 미술의 화려한 면모를 선보이고자 기획한 전시로, 고대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재료와 최상의 세공실력으로 만들어진 공예품들의 찬란한 예술성을 조명한다. 때문에 시대별, 종류별 분류가 아닌 금과 은, 보석이 지니고 있는 재질적 특징과 재료들을 세공한 장인들의 기술, 유물에 나타나는 화려한 장식과 기법에 주목하였다.
먼저 <금은보화: 권위와 소망을 새기다>에서는 고대 금관과 부속 장신구, 고려 공예품을 배치하여 왕실의 권위와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특별전시 공간 <불법의 빛, 장엄의 미>에서는 전신이 찬연한 금색으로 빛을 발하는 불보살상을 조명하여 신앙심과 심오한 예술적 영감이 결합된 종교 예술의 극치를 선보인다. <금은보화: 가장 귀한 재료>에서는 금과 은을 비롯한 각종 보석 등 재질 자체가 지닌 화려함을 조명하였다. 이어서 <금은보화: 빛으로 그리다>에서는 고급 공예품과 회화, 도자에 보이는 세밀하고도 화려한 문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블랙박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금과 은 그리고 각종 보석 공예품이 가진 희소성과 그 자체가 가진 찬란함은 그간 한국 미술의 특징으로 꼽아왔던 순수, 여백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미술에 내재된 화려함과 정교함이라는 새로운 측면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