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기쁜 소식 - 김홍도 <유음서작도> 2018.02.21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1992년 대림화랑의 <조선시대회화전>에 나왔던 그림 한 점을 볼까 합니다.붙여진 제목은 유음서작도柳陰棲鵲圖로, 버드나무 그늘에 까치가 깃들였습니다.화면 가운데를 버드나무 한 그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가에 자란 이 버드나무엔 아직 잎이 풍성하지는 않지만 새 잎이 돋아...
동계 올림픽 기념 스케이트 그림 <영대빙희> 2018.02.14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조선시대에 그려진 빙상스포츠 그림을 오늘의 감상 그림으로 올려봅니다. 표암 강세황은 1784년, 자신의 나이 72세 때에청나라 건륭황제를 방문하는사신 일행을 따라 평생 소망하던 바대로 중국에 가게 됩니다. 동지를 즈음해서 가는 동지사행이었으니, 춥고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건륭제...
양천 강가에서의 달맞이 그림 <소악후월> 2018.02.05
수퍼문이든 블루문이든 월식이든 달을 보는 것은 특별한 운치를 전해줍니다. 정선이 그린 <소악후월小岳候月> 은 ‘소악루에서 달을 맞이하는 그림’입니다. 소악루는 조선시대 이유(李楡, 1675~1757)라는 사람이 자신의 집 근처, 한강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지은 누각으로, 현재 강서구 가양동 ...
병자호란 3학사 오달제의 <설매> 2018.01.31
병자호란의 3학사를 아시는지요? 항복하기를 끝까지 반대하다가 청나라에 끌려가고문 끝에 참형을 당한 세 명의 선비입니다. 홍익한, 윤집, 오달제가 그 분들인데, 그 중 추담 오달제(秋潭 吳達濟, 1609 ~ 1637)의 매화 그림을 보려고 합니다.스물 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타국에서 처형당한짧은 생애지만 ...
추우니 집안에서 고기나 구워먹자 - 임득명 <설리대자도> 2018.01.24
마당에 있는 소나무 가지에 눈이 무겁게 쌓여 있고, 작은 초가의 창문으로 몇 사람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화제에 써 있는 설리대자(적)雪裏對炙 네 글자로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눈(雪) 속에서 고기를 구워(炙)먹는 것입니다.'설리대자'는 운치를 위해 행하는 계절행...
근대의 고민을 짊어진, 이마동의 <남자>(1931) 2018.01.10
헤어스타일이며 의상이 지금 사람들 못지않게 세련되었습니다. 지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훈남의 젊은 청년이 화면을 가득 채워 무대 위 같은 극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남자의 시선이 가 있는 공간, 엄격한 색채와 자세, 과감한 구도와 대비 효과 등으로 정적인 속에 역동성을 담은 그림이 되었습니다. (&...
고위공무원이 되길 바라지는 않더라도 - 양기훈 <궐어도> 2018.01.03
물고기가 주인공인 그림입니다. 수초 위로 당당하게 자리하는 물고기가 있고, 옅은 먹으로 다섯 마리가 더 지나갑니다. 위쪽에는 흰 꽃이 핀 가지가 보입니다. 나뭇가지는 물 바깥의 평범한 시선같은데, 배경의 물고기들은 수면을 내려다 본 시선, 큰 물고기는 물 속에서 본 시선 같이 표현되어 흥미롭습니다. 화면...
눈을 밟으며 벗을 찾아가다 - 최북 <답설방우> 2017.12.27
조선 후기의 개성적인 화가 최북(1712-1786)이 그린그림으로, 위창 오세창이 소장하고 있던 《근역화휘》제4책에 들어 있습니다. 최북은 '붓으로 먹고 산다'는 뜻의 '호생관毫生館'을 호로 삼고 직업 화가가 되어 서울, 평양,동래, 만주를 떠돌며 그림을 그려 먹고 살았습니다. 30대에 이미 그림을 잘 ...
멋진 저택에서 우아한 모임을 <대택아회> 2017.12.20
아무리 바빠도 지인들과 한 해를 보내는 소회를 풀 송년회는 빠질 수 없는 계획이지요. 시끌벅적한 송년회 모임에 지쳤다면 선비들의 '우아한 모임'을 그린 그림으로 마음과 눈을 정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인문(李寅文, 1745-1824이후)의 고송유수첩 중의 한 점 <대택아회大宅雅會>는 큰...
올 겨울에는 적당한 눈이 오기를 <설송도> 2017.12.06
출근길에 새벽에 내린 눈이 나무 위에 남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올겨울에는 한반도 특히 강원도 쪽에 눈이 많이 내렸으면, 하지만 너무 많이 내려 대회가 엉망이 되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세금을 낸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이인상의 <설송도>를 찾...
마음 가는 대로 그린 한 폭, 홍득구 <어옹범주도> 2017.11.22
홍득구(洪得龜, 1653~?)는 조선 중기의 선비화가로, 산수와 인물 그림을 남겼습니다. 간송미술관 소장품 <어초문답>이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림 중 하나인데, 호림박물관 소장품 <어옹범주도漁翁泛舟圖>에 다시 어부가 등장하네요. 두 그림의 스타일은 많이 다릅니다.그의 할아버지는 영의정...
깊어가는 가을, 김희겸의 국화 그림 2017.11.15
아담한 바위를 등지고 잎을 떨군 앙상한 나뭇가지와 국화, 그리고 두 마리의 벌을 그린 초충도입니다. 농묵과 담묵을 적절히 섞어 쓰고 옅은 채색으로 깊어진 가을을 표현한 이 그림은 18세기 화원화가인 김희겸이 그린 것입니다.불염자(不染子) 김희겸은 김희성(金喜誠)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했습니다. 태어나고 죽...
꽃을 탐하는 벌, 벌을 탐하는 고양이 2017.11.01
화면 한가운데 벌 한 마리에 정신을 팔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은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것에는 언제나 정신을 팔고 맙니다. 이 그림은 1988년 일본 교토에 개관한 고려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초충과 영모도가 합쳐져 화훼영모라는 나름의 분야가 확립된 18세기 무렵에 그려...
은행나무 정자에서 가을을 감상하다 - 이유신 <행정추상杏亭秋賞> 2017.10.24
석당 이유신(石塘 李維新, 18세기 중반-19세기 전반)은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여항문인이자 화가입니다. 여러 기록을 통해 신위(申緯)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재관(李在寬)이 그의 조카라는 설도 있습니다. 남아있는 그림들이 산수, 영모, 인물 등 다양한데, 중국 화보를 따라 그린 면...
메트로폴리탄 소장의 대나무무늬 주자 2017.10.10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미술의 화려함Splendors of Korean Art 전이 이번 10월22일에 종료됩니다.본 계획은 9월17일까지였으나 연장전시가 결정된 모양입니다. 국제적으로 한국미술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기를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청자 한 점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영어로는...